마침내 이곳

세살 터울 남매를 키우는 워킹맘 :) 2%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고자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오늘, 그리고 내일을 기록합니다

  • 2024. 6. 5.

    by. 라라마리나

    목차

      반응형

       

      영화 한공주

      한공주는 밀양 여중생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이다.
      자극적이고 충격적으로 그려질수있는 소재이지만 극초반 영화는 이상할정도로 고요히 전개된다.
      보는 내내 잔잔함 속에서 알수없는 긴장감이 느껴졌다.

       

      친구 화옥의 역할


      공주의 친구 화옥은 중간중간 나타나며 공주곁에서 맴돈다.(이미 세상을 떠났음에도)
      그녀가 등장한 장면중에서 인상깊었던 장면은 공주가 걷고있는데 나타나 본인이 뱀파이어가 된것같다, 음식 냄새만 맡아도 토할것같다며 하지만 내가 되고 싶어서 된게 아니잖아 라고 이야기한다.
      어찌보면 이건 화옥의 원치않는 임신, 그리고 죽음이 그녀가 원했던게 아니었다는 것을 ㅡ 그녀가 잘못하지 않았다는것을 다시한번 강조하는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공주는 엄마를 찾아가고 엄마의 새남편을 뱀파이어처럼 물어뜯고는 도망친다.

      수영장은 지금 우리 사회이자 공주의 기억을 대변한다.


      영화 한공주에서 공주는 수영을 하고 싶어한다.
      물에 빠지면 살고싶어서 , 딱 25m만 자유롭게 헤엄치고 싶다고.
      친구는 가봤자 벽이라며 비웃듯 이야기하지만 그 말이 너무 슬펐다.
      상처받은 기억에서 조금이라도 자유롭고 싶지만 결국엔 버둥거리다 벽에 부딪치고 마는 , 혹은 빠져버리게 되는 공주의 모습 어쩌면 작은 수영장이 우리 사회를 대변하는 것은 아닐까 살아남고 싶고 헤엄치고 싶지만 결국 공주를 가두는 것이 바로 사회라는 의미인 것 같다.
      /광고/


      한공주의 한공주가 가지고 다니는 캐리어는 공주에게 더해진 상처, 가져갈 수 밖에 없는 기억의 짐이다.
      선생님의 어머니 집에 거처를 마련했지만 쉽게 풀어 놓지 못한다.
      중간에 주변인물들 (공주를 치유해줄것만 같았던)의 등장으로 용기내어 짐을 푸르지만 결국 다시 온전히 공주만의 몫이 되고 만다.

       


      친구 은희는 전학생 공주에게 관심을 보이며 친절히 다가온다.
      차갑게 닫힌 공주의 마음을 조금씩 열게 하는 인물이다.
      그치만 은희는 대중의 부정적인 모습을 나타내기도 한다.
      공주에게 관심은 있지만 그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감싸주진 못한다.
      공주가 은희의 집에 놀러갔을때 공주는 은희에게 묻는다.
      자신에 대해서 궁금하지 않냐고 
      어쩌면 진정성 있는 관심과 이해를 기대했던 공주의 질문이었지만 은희는 그런것들 보단 공주의 키스경험이 궁금하다고 대답하는 모습에서 자극적인 내용에 더 관심이 많은 대중의 일면을 보는 것 같았다.
      공주는 43명, 고릴라야 라고 덤덤하게 대답하지만
      덤덤한 그 모습이 가슴을 아프게했다.
      영화 초반 경찰서에서 진술하며 공포에 울며 집에 보내달라는 모습과 사뭇 대조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은희와 그의 친구들은 조용하던 공주의 일상을 도와준다는, 친구가 되어준다는 이유로 (공주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시하며) 헤집어 놓고 만다.
      후반, 공주의 성폭행 사실이 알려진 후에 그들은 동영상을 찾아보며 눈물을 흘리지만 정작 공주의 전화는 외면한다.
      은희와 은희친구들은 어쩌면 대중의 모습을 대변한 것이 아니었을까.

       

      우리는 공주를 기억해야한다.


      결국 공주는 혼자 남았다.
      선생님의 어머니에게서도 부모에게도 버려진 채로 그녀에게 영화 내내 짐이었던 캐리어를 버려두고
      친구 화옥처럼 강물로 뛰어든다.

      영화를 보고나서 먹먹한 기분을 지울수가 없었다.
      가슴아프고 충격적이라 기억에서 지울수 없었던 밀양여중생사건 ..내 힘으로 도울수 없다고 생각하며 얄팍한 관심만 있었던건 아닌지 극중 은희가 보여준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은 아닌지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이번 영화 개봉을 통해서라도 다시한번 이슈화 되고 가해자들에게 사회적인 경고를 줄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사람들은 한공주를 기억한다.
      하지만 가해자의 이름은 누구도 알지 못한다.
      피해자가 자신을 숨기고 살아야하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

      반응형